10년 쓴 상표도 무효심판 대상이 됩니다
10년 넘게 등록을 유지해온 상표로 침해자에게 권리행사를 하셨는데, 오히려 상대가 "식별력 없는 상표"라며 등록무효심판으로 반격해오면 정말 당황스러우실 거예요.
"오래 써온 내 상표가 이제 와서 무효가 될 수 있나" 싶으실 텐데요. 실제로 저희가 진행했던 사건에서는 1심 특허심판원에서 무효로 판단됐다가 2심 특허법원에서 뒤집힌 사례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사건을 통해 방어 논리를 정리해 봤습니다.
목차
등록 10년이 지난 상표도 무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암시적 표장이라는 논리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1심에서 지고도 2심에서 뒤집은 이유
등록 10년이 지난 상표도 무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상표 등록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더는 다툴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식별력 없음을 이유로 한 등록무효심판에는 별도의 제척기간이 없습니다. 등록된 지 10년, 20년이 지났더라도 상대방이 청구하면 무효심판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특히 상표권을 행사해서 침해자에게 경고장을 보내거나 소송을 제기하시면, 상대가 방어 수단으로 등록무효심판을 함께 청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침해 사실 자체를 다투기보다, 상표권 자체를 무너뜨려서 침해 주장이 성립하지 않게 만들려는 전략인 거죠.
이때 자주 나오는 주장이 "그 이름은 원래 누구나 쓸 수 있는 표현이었다"는 겁니다. 상품의 재료나 성질을 그대로 표시한 명칭이라 애초에 독점할 수 없었다는 논리예요. 오래 등록되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주장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이 단계에서 유독 당혹스러운 부분이실 텐데요.
암시적 표장이라는 논리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핵심 방어 논리는 상표가 상품의 성질을 직접 표시한 게 아니라 암시하는 데 그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겁니다. 소비자가 그 이름만 보고 상품의 재료나 특성을 바로 떠올릴 수 있다면 직접적 표시로 보아 식별력이 부정되지만, 사전을 찾아보거나 곰곰이 생각해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수준이라면 암시적 표장으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상대방이 재료표시라고 주장하는 그 명칭이 실제로 해당 상품에 쓰이고 있는지도 함께 짚어야 합니다. 이름만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로는 식용이 불가능하거나 유통 자체가 안 되는 재료라면, 재료표시라는 주장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거든요.
마지막으로 오랜 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해왔고 등록을 계속 유지해왔다는 사실도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이 자체로 식별력을 자동으로 인정받는 건 아니지만, 다른 논리들과 함께 제시되면 심판부를 설득하는 데 힘을 보태는 요소가 됩니다.
1심에서 지고도 2심에서 뒤집은 이유
실제로 저희가 2심 단계에서 수임했던 사건을 소개할게요. 누에고치 성분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의 상표권자였는데, 침해자에게 권리행사를 하자 상대가 곧바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상대방 논리는 이 상표명이 특정 곤충의 명칭과 유사해서 보통명칭이거나 재료표시에 불과하다는 것이었고, 특허심판원도 같은 취지로 무효 심결을 내렸습니다.
저희는 세 가지 논리로 다시 접근했습니다.
첫째, 이 명칭은 심사숙고하거나 사전을 찾아봐야 뜻을 알 수 있는 수준이라 암시적 표장에 해당한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둘째, 상대방이 언급한 곤충은 식용이 불가능해 실제로 재료로 쓰일 수 없다는 사실을 식약처 자료로 뒷받침했습니다.
셋째, 20년간 독점적으로 사용해왔고 10년간 등록을 유지해온 사정을 적극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에 침해자의 제품은 온라인에 노출만 될 뿐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짚었죠.
그 결과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의 판단을 뒤집고 무효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상표권자 입장에서는 1심에서 무효로 몰렸던 상황을 완전히 되돌려, 원래 목적이었던 침해자에 대한 권리행사를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된 셈이에요.
1심에서 불리한 판단을 받았다고 해서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떤 논리를 얼마나 구체적인 근거로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10년 넘게 등록을 유지해온 상표라도 식별력 없음을 이유로 무효심판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당혹스러우실 거예요.
하지만 암시적 표장 논리, 실제 재료로 쓰이지 않는다는 반박, 오랜 사용과 등록 유지 사실을 함께 제시하면 충분히 뒤집을 여지가 있습니다. 1심 결과만으로 낙담하지 마시고, 방어 논리를 다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표 등록 후 오래 지나면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식별력 없음을 이유로 한 무효심판에는 별도의 제척기간이 없어서, 등록된 지 오래됐더라도 청구가 가능합니다.
Q. 1심 특허심판원에서 무효 심결을 받으면 그걸로 끝인가요?
아닙니다.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해서 다툴 수 있고, 실제로 1심 판단이 뒤집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침해자가 무효심판을 청구하면 진행 중이던 침해소송은 어떻게 되나요?
상표권의 효력 자체가 다투어지는 상황이라, 무효심판 결과에 따라 침해소송의 결론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두 절차를 함께 살펴보는 게 안전합니다.